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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1단계 AOS 3.6 깨어나기 -  두 번이나 뛰쳐나간 문제아

목요일 아침, 귀찮아 죽겠는데다가 황금주말까지 금산 촌구석에다 고스란히 바쳐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이게 뭐 하는건지, 3교시 마치고 교복을 사복으로 갈아입으면서부터, 뭐라고 하는게 좋을까, 그래. 심드렁했다. 금산으로 향하는 내내 심드렁함과 짜증만이 내 마음속에 가득찼다. 
오기 전 날 네이버에 하비람을 치자 연관검색어에 '하비람 이단, 사이비성 문제 단체 47곳 중 하나'가 떠있는걸 본 터라, 더욱 더 자리가 불편했다. 
어머니께서는 그런 내 맘을 아셨는지, 잣대를 버리고 그냥 순수하게 즐기다 오라고만 계속 말씀하셨다. 
그래. 밑져야 본전이니 46만원어치 값은 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맘을 억지로 돌려놓고 그곳에 도착해서 차를 마셨다. 

도착해서 처음 든 생각은 경치 좋네. 였다. 처음 수련에 들어가서는 아침햇살님이 그냥 말 재밌게 하는 할아버지 정도로 보였다. 
둘째날 아침까지는 사람들 마음 속 상처를 말이라는 갈쿠리로 다 찢어발겨놓는 악마로 보였다. 
웃고, 울고, 화내고, 내 마음속에 있는 질문을 나무에게 다 꺼내놓을땐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그런 기분에서 순전히 버틸수 있었던 건 큰바위 님과 똑띠 님 덕이다. 
둘째날 오전무렵에 집에 가려고 했었다. 그때 큰바위님과 똑띠님이 똑같이 내게 해준 소리가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저러실 분이겠어요? 분명히 무언가 뜻이 있습니다. 궁구하려고 노력하세요" 
전혀 다른 억양에 전혀 다른 얼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해준 이야기인데 지금까지도 똑같은 하나의 소리로 들리는건 내 착각일까. 
그렇게 다시 수련에 참여하면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정신없이 둘째 날 밤이 왔다. 
"서산새우 이리와" 
아침햇살님이 나를 부르셨다.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평온해졌다. 아침까지만 해도 정말 나쁜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자석에 이끌리듯이 앞에 다가갔다. 
눈을 마주하고 있는데 빙그레 웃으시며 천천히 나를 바라보셨다. 기분이 묘했다. 싹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셋째날이 찾아왔을땐 아침햇살님이 공자와 장자로 보였다가, 칸트와 플라톤으로 보였다가 했다. 
(그만큼 스키마적인 면에 있어서도 굉장히 방대한 영역을 구축하신 분이였다는 얘기다.) 

셋 째날 저녁, 휴대폰때문에 한번 더 호되게 혼나고 다시 나왔다. 큰바위님이 아니였다면 정말 집에 갔을것이다. 
"거기서 사과를 안하는게 자존심이 아니라 끝까지 사과드리고 자리를 지키는게 진짜 남자의 자존심이란걸 모르냐!" 
항상 온화하시던 큰바위님의 일갈을 듣는데, 머리속이 멍 해지면서 3일간의 내 행동거지가 순식간에 오버랩됐다. 
솔직히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그때는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는게 죽기보다 싫었다. 다들 날 미워할것 같았고, 아침햇살님도 날 눈밖에 나 하셨을것 같았다. 
그런데 아침햇살님은 오히려 내가 들어오자 자신이 더욱 속상해하시면서 
"내가 네 선생이지! , 검사더냐? 형사더냐? 선생님한테 거짓을 고해서 도대체 얻을수 있는게 뭐냐!!" 하셨다. 
그때 정말로 죄송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3박 4일동안 내게 가장 큰 배움은 화 물음도, 빨간 양말 장도, 화 작업도 아니다. 
두 번이나 나를 용서하시고 다잡아주신 산파님들과 도반님들, 아침햇살님의 포용력인 것 같다. 
4일째 되는 마지막 날 경축장에서, 아침햇살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많이 아프고 슬펐지요, 미안합니다. 그치만. 낫게 하려면 아프게 치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많이 아프고 힘들었다면, 정말 미안합니다" 
4일째 되는 날에는 아침햇살님이 다시 할아버지로 보였다. 그치만 첫날의 그냥 할아버지랑은 전혀 다른, 첫날 이야기속의 '숲 속에 사는 할아버지' 로 보였다. 

나는 아직 내 생각을 완전히 제어하지 못한다. 
가령 누가 내 따귀를 때린다면 '따귀 때렸다'가 사실이지 ? 하면서 태연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둥, 이런거 절대 못할거 같다. 
그치만 전에는 따귀 한대에 주먹이 나갔다면 이제는 따귀 세대 정도는 웃으면서 맞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아! 숨채이오!

353기 서산새우

2013.10.01

키워드 : 일반

작성자 : ALP센터 | 작성일: 2016-10-27 | 조회수: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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